[사설]주민여론 역행한 마포구 주민자치회 조례 개정안 부결 사태

마포뉴스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0/05/13 [04:37]

[사설]주민여론 역행한 마포구 주민자치회 조례 개정안 부결 사태

마포뉴스 논설위원 | 입력 : 2020/05/13 [04:37]

▲ 마포구의회 전경     ©마포뉴스

 

[마포뉴스] 마포구의회가 지난 4월 21일 행정건설위원회를 열어 '서울특별시 마포구 주민자치회 시범실시 및 설치ㆍ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법률안을 상정했으나 부결되었다. 이번 조례 개정안의 부결은 다수결의 원리에 따른 것이지만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나눠먹기식 독식구조로 구성된 마포구의회 운영의 불합리성이 기저에 깔려 있어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현재 마포구의회 구의원 구성은 18명으로 더불어민주당 9명, 미래통합당 9명으로 여야 동수(여야 각각 지역구 8명, 비례대표 1명)를 이루고 있다. 대화와 타협 없이는 어떤 법률안도 일방적 또는 단독으로 처리할 수 없는 구조이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마포구 주민들의 선택으로 선출된 구의회 의원들이기에 각 의원들은 공히 주민의 대표자격으로 지방자치의정 활동을 펼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문제는 마포구의회 상임위 구성이 일부 나눠먹기식 독식구조로 되어 있다는 현실을 부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마포구의회 상설 상임위는 의회운영위원회, 행정건설위원회, 복지도시위원회 등 3개 상임위로 구성됐다. 상임위 위원 구성을 들여다보면, 의회운영위원회(위원장 김종선, 미통당)는 7명 중 미통당 5명, 민주당 2명 구조다. 행정건설위원회(위원장 조영덕, 미통당)는 8명 중 6명 미통당, 2명 민주당으로 구성됐다. 복지도시위원회(위원장 김영미, 민주당)는 9명 중 6명 민주당, 3명 미통당 구조다. 즉 의회운영위원회와 행정건설위원회 등 2개 상임위는 미통당이 주도권을, 복지도시위원회 1개 상임위는 민주당이 주도권을 행사하는 구조다. 

 

이 같은 여야 나눠먹기식 상임위 구성은 상임위에 따라 민주당 또는 미통당이 독식구조를 행사하게 된다. 법안 제.개정은 민주당 또는 미통당 등 어느 한 정당이 찬성 또는 반대할 경우에 따라서 가결 또는 부결이 결정되는 구조를 갖게 된다. 마포구행정에 대한 예결산 안건 처리, 행정사무감사 등 주요 의안에 대한 상임위 처리 또한 똑같은 구조를 갖고 있다. 물론 두 정당 모두 주민의 선택에 따라 구성됐고, 동수 구조로 이러한 상임위 구조를 취하게 될 수밖에 없는 불가피성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여야 동수 구조에서는 대화와 타협, 합리적인 토론, 주민자치와 지방자치의정 활동의 본령에 입각한 의회 운영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번 마포구 주민자치회 일부개정법률안 부결 사태를 보면, 마포구의회 의원들이 그러한 마인드에 입각해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는지 회의감이 든다. 

 

주민자치회가 구성된 공덕동, 용강동, 서강동, 서교동, 성산2동의 활동 성과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마포구 17개 동 전면 확대 여부를 논의해야 한다는 미통당 구의원들의 생각이 전혀 틀렸다고 말하기 어려운 대목이 있다. 그러나 수백 명의 주민자치회 위원들의 자치 활동을 위축시키고, 심지어 주민자치회 존망 자체를 마포구의원들이 결정하겠다는 태도라면 너무 지나치다. 이는 지방자치, 주민자치 제도를 훼손하고 역행하는 처사라 비판 받지 않을 수 없다. 

 

주민자치회 기능과 위원들의 활동이 미흡하다면 그렇게 된 근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마포구와 구의회는 정밀하게 파악, 분석하여 개선 대책을 내놓고, 그러한 대책을 반영한 조례 개정안을 상정, 가결처리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마포 주민들에게도 당부한다. 차제에 불합리한 구조로 구성된 마포구의회 나눠먹기식 독식구조에 대한 문제 인식과 함께, 개선해야 할 지점이 무엇인지 관심을 갖고 들여다 봐야 할 것이다. 주민 참여 없는 주민자치는 있을 수 없다. 주민 여론을 반영하지 못한 조례 개정안 부결 등 불합리한 구의회 운영은 당장 고쳐져야 한다. 

 

한편 코 앞에 닥쳐 부랴부랴 조례 개정안을, 큰 노력 없이 통과시켜 달라고 읍소하는 마포구의 행정마인드도 유감이다. 만에 하나 일부 공무원들의 안일한 마인드가 있다면, 그건 그대로 질타 받고 개선돼야 할 것이다.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때이다. 일자리를 늘려도 모자랄 판국이다. 하물며 지방자치, 주민자치를 위해서 무보수 명예직으로 나선 주민자치회 위원 수백 명의 목을 쳐내는 작업을 해서야 되겠는가? 마포구의회 의원들의 발상이 놀라울 따름이다. 구의회의 시대역행, 주민들에 대한 선전포고가 아니길 바랄 뿐이다. 마포구의회는 당장이라도 주민자치회 조례 일부개정법률안의 내용을 정밀하게 자구 심사하여, 고칠 것은 고쳐서 가결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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